와인이야기

Clos de Vougeut(끌로 드 부조)

skullee 2015. 11. 11. 09:49

Clos de Vougeut


 


끌로 드 부조는 프랑스 보르고뉴(Bourgogne) 지방의 북부인 꼬뜨 드 뉘(Cote de Nuit) 에 위치한 밭의 이름입니다. 보르고뉴는 전통적으로 이름지어진 유명 밭들이 있고 그 각각의 밭들에 생산자들을 구분함으로서 전문성을 지켜나가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끌로 드 부조는 많은 도메인(생산자)들이 구역을 나누어 와인을 생산하고 있는 특별한 곳입니다. 또한 밭의 전체적인 규모도 여타 와이너리에 비해서 거대한 편입니다. 부조라는 이름은 강에서 유래된 것인데 위쪽 샹볼뮤지니 마을에서부터 부조로 이어진 근처 강(Vouge 강)을 따라 이름이 지어진 것입니다.


  <끌로 드 부조의 한 도멘>


끌로 드 부조 밭은 수도사 시스테샹(Cistercian)이 오랜 기간 소유하고 있었는데 연도는 12세기에서 14세기 초까지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처음 와이너리가 구성된 시기는 1109년 에서 1115년 기간안에 이루어진 것으로 보고 있으며, 1336년에 지금의 명확한 구역(바운더리)와 샤토가 만들어졌습니다. 그리고 이 때에 부조의 명성은 이미 프랑스 내에서 높은 위치에 있었습니다.


 


또한 1551년에는 추가 공사가 이루어져 여러가지 부속 건물들과 담, 벽 등이 생겨났습니다. 이후 끌로 드 부조는 프랑스 혁명을 맞게 되면서 교회의 소유였던 시스테샹에서 프랑스 정부로 소유권이 이전 되었습니다. 이후 1819년에 개인 구매자에게 양도하려는 시도에 따라  당시 로마네 꽁띠의 소유주였던 줄리앵 줄 오브라( Julien- Jules Ouvrard)가 끌로 드 부조를 소유하게 됩니다. 이때까지만 해도 끌로 드 부조는 여러 사람의 소유주로 나뉜 지금의 형태가 아니라, 한 밭을 한 회사(혹은 개인)이 소유하는 이른 바 모노폴(monopole)의 체제로 운영되었습니다. 이 체제는 3명의 후계자가 이어받아 1889년까지 유지 되었습니다.


 


보르고뉴에서 모노폴이라는 개념은 상당히 권위 있는 것이며, 현재는 로마네 꽁띠를 포함한 특급 와인들만이 이 명맥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대대로 전문가들의 손에 의해 이어져오는 양조기술과 그 밭의 떼루아에서만 나오는 느낌들을 오로지 한 회사에서만 맛볼 수 있기 때문에 상당히 가치가 있는 와인들이 탄생됩니다.


이후 어떤 사정에 따라 끌로 드 부조의 전승자가 이 밭을 공식적으로 버건디의 양조자들에게 나누어 팔게 됩니다. 이것은 끌로 드 부조 와이너리가 생기고 700년 만에 이루어진 공식적인 판매였습니다. 처음엔 6명의 양조자들에게 나누어 팔았는데, 그것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면서 현재는 약 80여명의 소유주가 끌로 드 부조를 나누어 갖고 있습니다.



 <끌로 드 부조 - 도메인 목록>



보르고뉴 지방은 밭의 매물이 거의 나오지 않습니다. 전통을 중시하고, 그 값어치가 어마어마하기 때문인데, 몇백년에 이어져 오는 명성과 자부심 때문에 아무리 값을 많이 부른다 해도 팔지 않는 경우가 일반입니다. 하지만 부조는 그 시작을 이미 경험해서인지, 밭을 나누어 파는 것에 인색하지는 않았던 것 같습니다.


 

  <끌로 드 부조 그랑 크뤼 도멘 메오 까뮈제>



끌로 드 부조는 그랑 크뤼외에 프리미에 크뤼, 화이트 와인 프리미에 크뤼도 가지고 있습니다.  버건디 피노의 특성상 밭의 느낌과 양조자의 생산 방식에 맛에 큰 좌우를 하게 됩니다. 피노누아는 밭의 특성을 섬세하고 예민하게 가장 잘 담아내는 품종이므로, 땅의 느낌을 그대로 반영하게 됩니다. 샹볼 뮤지니 보다는 조금 더 중후한 느낌이고, 여타 샹베르땅처럼 강인한 와인보다는 부드러운 느낌입니다. 저의 개인적 소견으로는 좀 후레쉬한 느낌이 있다고 생각됩니다. 본로마네처럼 흐드러지는 꽃향기보다는, 땅의 냄새가 더 많이 납니다. 그리고 적절히 받쳐주는 마지막 탄닌과, 산미가 일품입니다.


여타 버건디 와인은 한 밭에서 이렇게 많은 생산자들을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하여 피노누아 단 한가지 품종과, 끌로 드 부조라는 단 하나의 밭에서 나오는 와인일 뿐이지만 여러 생산자의 갖가지 특색을 다양하게 느낄 수 있는 것은 어쩌면 끌로 드 부조 뿐일지 모르겠습니다. 와인의 끝은 버건디라고 하죠. 저도 상당히 동의하는데요, 단순한 한종류의 포도로 어떻게 그런 복잡하고 화사한 와인맛을 낼 수 있는지가 참 불가사의 입니다.


끌로 드 부조 그랑 크뤼의 역대급 대표 생산자로는 

안네 그로(Anne Gros), 메오 까뮈제(Meo-Camuzet), 도멘 르루아(Domain Leroy), 르네 앙겔(Rene-Engel)등이 있습니다. 또한 끌로 드 부조는 에드가 엘런 포우 등 여러 유명 소설가의 소설과 영화에 등장한 바 있습니다. 특히 이 중 메오 까뮈제 도멘은 보르고뉴 전설적 양조자 중 한 명인 에티엔 까뮈제에 의해 만들어 졌으며, 그가 죽은 이후로도 명맥을 이어 와인애호가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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